예민 5집 Opus 2007

한참을 기다려왔던 예민의 5집 음반이 출시되었다..
오프라인에서는 구할 수 없고 디지탈음원으로 팔린다하여 레이다를 총동원해보니
예민님 홈페이지에서 7월 8일까지 앨범을 구매할 수 있었나 보다..
아.. 아쉬운 뒷북이여..
더구나 마지막으로 앨범이라고 하니 더더욱 그러하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단 한 번 만나보지 않았음에도 품성을 짐작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 그 추측의 기준은 상대의 행적, 상대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 다른 사람의 평가 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것들은 어디까지나 추측을 형성하는 요소일 뿐이므로 진실과의 거리는 얼마든지 있겠지만, 그 성분들이 자연스럽게 한 사람의 단편적 이미지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예민의 이름에서 푸근한 나무향이 풍긴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아에이오우’나 ‘산골소년의 사랑이야기’에서 드러난 소년의 감수성, 빈틈없는 오케스트레이션에서 느껴지는 창작인의 기질, 분교 음악회가 대변하는 동심에 대한 사랑은 예민을 커다란 그늘이 있는 한 그루의 나무로 생각하게 한다. 더불어 짐작컨대, 아마도 그는 나무 같은 성품이 물씬 느껴지는 사람일 것이다.

홀로 선 두 나무의 가지가 서로 결이 통하여 하나가 된 것을 말하는 ‘연리지’로 새 디지털 음반을 발표한 지금, 앨범 속의 그는 조금 더 든든하고 풍성한 모습으로 변해 있다. 1집부터 일관되게 이어져 온 정서인 감성적 선율과 투명한 가사, 섬세한 편곡은 그대로지만 그 안에 투영된 세계가 한층 깊어진 것이다.

수많은 분교를 돌면서 아이들과 함께 한 음악회에 푹 빠져있던 그가 여러 인터뷰를 통해 다시 피아노 앞에 앉은 이유를 ‘아버지의 죽음’이라고 말한 것처럼, 삶의 시작인 유년기에 힘을 실었던 과거에 비해 그 이면의 모습까지 볼 수 있는 시각을 갖게 된 것 같다. 특히 아버지에게 바친다는 또 하나의 신곡 ‘하늘위의 섬’의 ‘행복한 미소를 보여주네요 / 꿈꾸게 해요. 잠들게 해요 그대 품에.’와 같은 가사에서 핏줄과의 사별을 따뜻하게 감싸 안는 넉넉함까지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4집의 ‘마술피리’, 2집의 ‘산골소년의 사랑이야기’, 1집의 ‘아에이오우’를 재편곡한 버전에서도 당시의 감각은 거스르지 않은 채 원곡에서 비어있던 여백만을 꼼꼼히 채웠다. 모두 어린이의 목소리가 섞여 있었던 곡인만큼 펼쳐진 생에 충실했던 노래의 영역을 조금 더 확장한 것이다. 죽음이라는 부정적인 단어를 생명의 또 하나의 모습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증거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했던가. 흔들리지는 않더라도 그 서걱임에 가슴 아플 수는 있을 것이다.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삶의 기습이 인간을 더욱 단단하게 하는 것처럼, 그 아픔이 이미 충분히 뿌리를 내린 예민이라는 아티스트를 한층 더 자라나게 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연리지’를 들으며 또 한 번 느낄 수 있다. 그는 참, 나무 같은 사람이다.

– 수록곡 –
1. 연리지
2. 하늘위의 섬
3. 마술피리
4. 산골소년의 사랑이야기
5. 아에이오우
6. 연리지 플롯 연주곡
7. 하늘위의 섬 클라리넷
연주곡
8. ‘연리지’ 에니메이션 뮤직비디오

전곡 작사/작곡: 예민
프로듀서:
예민

2007/07 신혜림 (snow-forget@hanmail.net)

출처 : http://www.izm.co.kr/menu_view.asp?view=2&idx=14892&a_idx=193

CC BY-NC-ND 2.0 KR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저작권과 관련된 파일요청 및 작업요청을 받지 않습니다.

1 댓글

  1. pms0925777 응답

    글 한편 읽었을 뿐인데 ‘예민’에 대한 이해가 깊으신 것 같네요. 제가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음악인 중 한사람인데…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댓글 남기기